안녕하세요 님! 오늘은 제 추억과 관련된 이야기로 시작을 해볼까 합니다.
'포켓몬스터'라고 다들 한번쯤은 들어보셨을겁니다. 닌텐도에서 만든 동명의 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으로, 포켓몬이라고 불리는 몬스터를 '몬스터볼'에 넣는다는 참신한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인공 '한지우'가 피카츄와 함께 포켓몬을 모아 포켓몬 마스터들에게 도전하여 세계 챔피언을 목표로 나아간다는 스토리로 일본에서는 1997년, 한국에서는 1999년 7월에 sbs에서 첫 방송을 시작하여 그야말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저와 제 친구들 역시 그 당시에 포켓몬스터에 푹 빠져서 밖에서 신나게 놀다가도 포켓몬스터 방영시간만 되면 얼른 집으로 들어가서 TV 앞에 앉는게 일상이였죠. 애니메이션과 함께 원작 게임도 큰 인기를 끌어 아이들마다 하나씩 게임보이를 들고 다니면서 포켓몬 게임을 했었습니다.
어릴 때 포켓몬스터 게임을 하다보면 궁금한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포켓몬은 일정 레벨이 되면 '진화'를 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외향 부분이 달라질 뿐 외형 자체가 바뀌진 않습니다. 그런데 포켓몬 중에 '잉어킹'이라고 하는 물고기 캐릭터는 좀 달랐습니다. 이름 그대로 잉어처럼 생긴 포켓몬인데 쓸 수 있는 능력이라곤 '튀어오르기'밖에 없어서 정말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포켓몬이지만 진화를 하면 '갸라도스'라고 불리는 막강한 능력의 용 포켓몬로 진화를 하거든요.
아실만한 분들은 이 이야기가 어떤 고사와 관련있는지 눈치채셨을겁니다.
흔히들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말을 하죠? 중국 황하 상류에 거친 급류로 유명한 용문(龍門)이라는 곳이 있는데, 물길이 너무 거세서 배가 다닐 수 없을 정도이고 물고기도 거슬러 올라갈 수 없는 곳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거친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물고기는 용이 된다고 하는 전설에서 유래된 등용문(登龍門)에서 모티브를 딴 캐릭터였던겁니다.
여러분들의 인생에서 등용문은 무엇인가요? 사람마다 여러가지 생각이 있겠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가장 흔하게 이 표현을 쓸 때가 공기업, 대기업 정도는 합격하거나, 어디 로스쿨에 들어가서 판검사가 되어 '높은 연봉과 위상을 가진 위치'에 올랐을 때죠? 여기에 집은 강남 아니면 용산이여야 하고 차는 BM○, 벤○ 정도는 타줘야 우리나라에선 용으로 인정해주죠.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문제점들 때문에 개천에 용이 난다는 말이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특정 대학 출신이여야 하고, 특정 직업이여야만 하고, 자산은 얼마 이상은 되어야하고 등등
용이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등용문(登龍門)의 고사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가치가 단순한 출세 지향의 동경일까요?
용이 되지 않으면 그 인생은 가치가 없는 것일까요?
다시 포켓몬스터 이야기로 돌아와서, '포켓몬스터'는 1996년 첫 게임 출시 때 151마리의 포켓몬으로 시작해 20년이 넘는 지금까지 수천마리의 포켓몬 캐릭터들이 등장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갸라도스'는 정말 강력한 포켓몬이긴 하지만 그 뿐일뿐, 게임 내에서 다른 좋은 캐릭터들도 많을뿐더러 상성과 스킬도 중요해서 얼마든지 본인이 좋아하는 약한 캐릭터로도 갸라도스를 이길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등용문이 거쳐서 용이 되어야만 성공한 인생이라고 규정지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는 그보다 더 많은 길이 있고 각자만의 능력을 펼칠 무대는 충분하니까요.
개인적으로 저는 단데기란 포켓몬을 어릴적부터 참 좋아합니다. '잉어킹'과 비슷한 케이스인데 번데기 캐릭터로, 기술이라고 해봤자 '단단해지기'밖에 없어서 키우는 입장에서는 분통 터지는 녀석이지만 그 기간을 견뎌내면 게임 속에서 강력한 포켓몬인 나비 포켓몬 '버터플'로 진화하거든요!
1997년 세계 챔피언이 되기 위해 모험을 떠났던 포켓몬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지우와 피카츄의 소식이 궁금해서 찾아보니 불과 작년이였던 2022년 방영작인 <포켓몬스터W>에서 드디어 세계 챔피언으로 등극했다고 합니다. 피카츄가 마지막 승부를 결정지으며 매번 아쉽게 마무리하며 다음 시리즈에서 세계 챔피언을 기약해야만 했던 지우와 피카츄는 25년만에 세계 챔피언이 되었고 명예롭게 주인공에서 물러나서 올해부터는 새로운 주인공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단순히 애니메이션의 내용이 아닌 어린시절 저를 포함한 수많은 어린이들의 문화이자 추억이였기에 이 소식은 저에게 특별했던 추억과의 작별과 함께 큰 울림을 줍니다. 저의 등용문이 무엇인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저는 단데기처럼 우선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인생에서 어떤 시련과 고난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단단해지기'를 반복하며 그런 세월의 물결에도 끄덕없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다보면, 언젠가는 저도 저만의 등용문을 찾아 번데기를 벗고 나비처럼 자유롭게 비상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등용문은 무엇인가요? 오늘 이 글을 보시는 구독자분들이라면 거창한 용만을 꿈꾸지마시고 다른 무언가를 꿈꿔보시기 바랍니다. 그 길이 무엇이든지, 보다 나은 행복한 인생으로 비상하시길 바라며 저는 다음 호에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